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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에서 렌즈 삽입수술(ICL) 후기 2 (수술당일)

렌즈 도착  

 

24년 1월 11일.

슈퍼에서 장을 보고 있는데, 0120으로 시작하는 프리다이얼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평소 같으면 스팸전화라 생각하여 차단각인데, 혹시 병원이 아닐까라는 기대 반, 불안 반으로 전화를 받아봅니다. 

 

시나가와 킨시 크리니크 데스.

 

설마 했는데, 정말 병원에서의 연락이었습니다! 렌즈도착까지  2개월에서 4개월까지 소요될 수 있다고 하더니, 클레임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기대치를 바닥까지 낮춰 안내하고 있나 봅니다. ㅜㅜ  아무튼, 나의 토릭렌즈가 도착해서 수술 날짜를 정하기 위해 연락했고, 수술 가능한 날짜를 말해 달라고 합니다. 백수에게 일정을 묻다니. 최대한 빠른 날짜로 예약을 하고 싶다고 말하니 수술 3일 전부터 항생제를 하루에 5번 눈에 넣어 주어야 하니, 3일 후에 수술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24년 1월 14일 09:00로 수술 일정이 확정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시키는데로 병원에서 받았던 항생제를 눈에 넣었습니다.   

이 항생제는 기상 후, 아침, 점심, 저녁, 취침 전으로 하루에 5회 점안해야 했습니다. 

 

 

수술 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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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  수술 동의서 
  •  선납금 외 나머지 수술비용 
  • 나눠 준 항생제
  • 진찰권 
  • 머리끈 (장식이 있거나, 곱창밴드는 사용불가) 

주의사항

  • 노 메이크업으로 내원(자외선 차단제, 파운데이션, 아이브로우, 립스틱도 모두 불가) 
  • 향수, 헤어 에센스, 데오드란트 스프레이등은 수술 당일 사용하지 않을 것.
  • 귀걸이, 피어스, 목걸이 등의 악세사리 착용 금지
  • 08:55

수술 당일의 주의사항은 지난 번 검사 시와 동일했습니다. 노메이크업, 쭈글이 안경 착용, 멋 부리지 않은 내추럴한 모습 그대로 집을 나서, 병원에 도착하였습니다. 

접수처의 안내를 받아 대기실에서 이름이 호명될까지 대기하면 됩니다. 지난번에는 대기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렸는데, 오늘은 가장 이른 예약시간이어서 대기실이 텅 비어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어느 순간 대기자들로 가득 차게 됩니다. 

 

  • 09:10

이름이 호명되고, 실제 렌즈가 들어갈 위치를 체크하기 위해 동공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 후 동공을 열어주는 안약을 받게 되는데, 이 안약을 20분 주기로 눈에 넣으며 대기하게 됩니다. 

 

  • 09:55 

접수처에서 수술 동의서 제출 후, 선입금 외의 나머지 수술비용 결제하게 됩니다. 이제 곧 수술대기실로 이동하게 되니 미리 화장실에 다녀오라고 합니다. 그 후,  입고 있던 외투와 가방은 락커 안에 보관 후 수술 대기소로 이동합니다. 나를 포함한 남녀 6명이 의자에 앉아 벽을 보고 대기했습니다. 

 

  • 10:25 

이름이 호명되어 신발을 벗고 슬리퍼로 갈아 신은 뒤 본격 수술실(?)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날이 토요일이었기 때문인지, 평일에도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좀 전에 같이 대기하고 있던 남녀 6명이 한 그룹이 되어 의사에 의한 간단한 브리핑을 듣게 됩니다. 수술할 내용과 수술 시 주의사항 등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일단 수술이 시작되고 시선을 어디로 둬야 할지 모를 때에는 천장에 보이는 점 세 개의 한가운데를 주시하고 있으라고 합니다. 이때에는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수술이 시작되면 이 말의 의미를 알게 됩니다. ㅠㅠ

천장에 보이는 세 개의 라이트를 노려보며 그야말로 필사적으로 버텨야 합니다. 

 

브리핑이 끝나면, 쓰고 있던 안경을 벗고, 파란색 수술모를 쓰게 됩니다. 하지만 나 포함 다들 눈이 나쁜 사람들만 모여 대기하고 있으니, 파란 수술모 따위 창피진 않습니다. 아무튼 한동안 간호사님들이 주기적으로 눈에 약을 넣어주며, 동공 크기를 체크합니다. 마지막에는 눈에 마취약을 넣어줍니다. 다행히 주사가 아닌 약으로 마취를 하나봅니다. 

 

  • 11:00 

이름이 호명되고 내가 들어갈 수술실 앞 의자에 앉아 대기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조금 떨리기 시작합니다. 수술 후기들을 봐도 빠르면 한 쪽눈당 5분만에 끝난다고 하니, 별 것 아니겠지, 금방 끝나겠지 스스로를 다독이며 숨을 고릅니다. 그러다 수술실 안으로 입장하게 되면, 치과에서 보던 의자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슬리퍼를 벗고 의자에 앉아 의사 선생님을 기다립니다. 잠시 후 집도 할 의사 선생님이 도착하고, 오른쪽 눈부터 수술이 시작됩니다. 

확실히 5분 이상? 10분은 안 넘기는 시간에 오른 쪽눈이 마무리되었지만, 뭐랄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무서웠습니다. ㅠㅠ 

수술이 시작되면 홀로그램 같은 형형색상의 이미지가 눈앞을 어지럽히고 그 와중에 의사 선생님이 말했던 세 개의 흰 점이 반짝입니다. 

하기는 사진은 대략적인 이미지며 실제 흰 점은 라이트기 때문에 무지하게 눈부십니다. 

 

쏟아지는 빛 때문에 눈부시고, 난 분명 천장의 점 세 개 중앙을 주시하고 있는데도, 눈 움직이면 위험하니까 한 곳을 주시하라고, 눈 떠야 한다고, 간밧테!! 라며 의사 선생님은 호통치고,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그러다 렌즈가 들어간 건지 뿌옇던 시야가 조금씩 보일락 말락 할 때쯤 오른쪽 눈의 수술은 끝이 납니다.  

오른쪽 눈으로 두려움을 경험하고 나니 왼 쪽눈 차례가 다가오자 떨리기 시작합니다. 왼쪽시력이 나빠서 그런지 왼쪽눈은 오른쪽 눈보다 더 눈부셨습니다. 마취를 했지만, 뭔가 절개하는 듯한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며 욱신거립니다. 수술 끝나면 뭐 먹을까, 필사적으로 딴생각을 해보며 마주 잡고 있던 두 손을 꼭 부여잡으며 참았던 것 같습니다. 

 

  • 11:30

드디어 양쪽 눈 수술이 끝났습니다. 얼굴에 덮혀 있던 덮개(?)가 겉히고 의자가 바로 세워집니다. 영혼까지 탈탈 털린 기분이었지만, 좀 전까지 흐릿하기만 했던 수술실 내부가 보여서 너무 신기했습니다. 

간호사님을 따라 의자가 나란히 놓여있는 대기실로 향했습니다. 좀 전에 브리핑을 같이 들었던 젊은 남자가 먼저 수술이 끝났는지 의자에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물 한병과 진통제인지, 감염예방을 위해서인지 알약을 받아먹고, 나 역시 그 옆에 앉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눈물과 콧물이 쉬지 않고 흘렀습니다. ㅠㅠ 

10분 정도 쉬었나? 이제부터 점안해야 될 안약에 대한 설명, 수술 후 주의사항, 보호 안경을 받아서 쓰고 12시경 병원을 탈출했던 것 같습니다. 

수술 후 한동안은 하루종일 쓰고 있어야할 보호안경

 

 

 

수술 후 통증 

수술 후 보호 안경을 쓰고 병원을 나와 평소처럼 전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수술 직후에는 조금씩 보이다, 밤이 되면 더 선명하게 보인다고 하는데, 수술 직 후에도 제법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통증 같은 경우에는 수술당시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수술이 끝나고 난 뒤에는 통증보다는 눈이 뻐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뭐랄까, 눈에도 근육통이란 게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같은 느낌이수술 당일날에는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로만 듣던 빛 번짐 현상도 보였습니다. 

집 안에 있는 전구의 불빛이 링처럼 심하게 번져 보여서 불안했는데, 다음 날이 되니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병원에서 받은 안약

 

병원에서 3가지 안약을 받았습니다.  왼쪽부터 염증, 감염 예방을 위한 항생제, 합병증 예방등을 위한 안약이었습니다. 수술 당일날에는 1시간 간격 (각 안약은 순서대로 5분 간격으로 점안) 으로 눈에 넣어줘야 했습니다. 그리고 수술 다음 날부터 약 1주일간은  기상 후, 아침, 점심, 저녁, 취침 전으로 하루에 5회 점안해야 합니다. 

 

취침시에는 안구 보호대 착용

병원에서 받은 플라스틱 안구 보호대

 

 

이게 뭔가 싶었는데 잠잘 때에는 이걸 눈에 잘 붙이고 자야 합니다. 밑의 가이드북에 있는 사진처럼 말입니다. 

친절하게 테이프도 챙겨줍니다. 

이게 최선인가, 한국에서는 뽀로로 안경을 주는 것 같았는데, 다른 선택지도 있지 않았을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수술 후 주의 사항 

병원에서 받은 가이드 북에 있던 수술 후 주의사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수술 당일 다음 날  3일 이후 1주일 이후
보호 안경 수술 후 반드시 1주일간은 착용하기
안구 보호대 수술 후 반드시 1주일간은 착용하기
음주 가능
담배 가능
화장 스킨,로션,자외선 차단제는 가능, 눈화장은 금지 가능
목욕, 세수 >후방형(ICL)은 다음 날 검진시 문제가 없을 경우 3일 이후부터 세수, 머리감기 가능
(수술당일에도 미용실에서 머리감기는 가능)
>얼굴은 젖은 타올로 닦는 정도는 가능(눈 주위는 불가)
>목 밑부터의 샤워는 가능, 목욕은 불가(수술 후 1주일간)
>절대 물이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할 것 !
>눈을 비비지 않도록 할 것 !
1주일 후 검진시 문제가 없을 경우 가능 
TV시청, 독서 피곤하지 않은 선에서 가능
컴퓨터 피곤하지 않은 선에서
가능
가능
운전 보이는데 문제가 없으면 가능
업무 데스크 업무 가능 체력이 필요한 업무도 가능
운동 수영이나 격렬한 스포츠는 가능하면 1개월 이후부터 가능
사우나, 온천 가능
해외여행 가능

 

병원에서 받은 가이드북에는 수술 후 3일 이후부터는 세수도 가능하다고 적혀있었지만, 전 혹시라도 눈에 세균이 들어갈까 불안해, 1주일 검진 받기 전까지도 타올에 미지근한 물을 적셔서 얼굴을 닦았습니다. ㅜㅜ 

 

수술 후 다음 날 검진 

수술 다음 날 눈을 떴을 때, 안구보호대에 덕지 덕지 붙어있던 테이프 덕분에 앞이 제대로 보이진 않았지만, 테이프 사이로 천장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아, 수술을 했구나, 이제 렌즈, 안경 없이도 보이는 삶이 시작되었구나, 새삼 설레는 맘으로 눈을 떴습니다. 어제 눈물도 많이 흘리고 안약을 쉴 새 없이 눈에 넣어서 눈이 퉁퉁 부은 것 외에는 통증도 없었고, 약간의 이질감만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수술 다음 날에는 수술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들러야 합니다. 하지만 수술 다음날 인지라 세수도, 샤워도,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억지로 일어나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 보호안경을 쓴 채 병원을 향했습니다.

보호안경을 계속 쓰고 있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안경 덕분에 눈이 잘 보이는 느낌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병원에 도착 후의 검진 결과 양 쪽눈의 시력은 각 1.5가 나왔고 수술도 잘 되었다고 합니다. 렌즈, 안경 없이 1.5 시력이 나온건 대단하지만, 아직은 크게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 보호안경을 벗고, 제약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해지면 삶의 질이 올라간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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