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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생활

일본에서 렌즈 삽입수술(ICL) 후기 1 (병원 선택 및 검사, 수술비용)

저는 마이너스 시력은 물론, 고도 근시, 난시가 있어 라식과 라섹은 시도조차 할 수 없었으며, 오랫동안 렌즈와 한 몸이 되어 살아왔습니다. 집에서 끼던 안경은 최대한 압축을 해도 줄일 수 있는 두께에 한계가 있었으며, 그마저도 쓰면 눈이 콩알만 해져 한순간에 쭈글이로 변신합니다. 오죽했으면 이 안경을 쓰고는 집 앞 슈퍼조차 나가지 않습니다.

 

 

렌즈 삽입수술에 관한 이야기는 간간히 듣긴 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에만 그쳤지 이렇게 실행에 옮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도 운전면허 취득과 같이 막연한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까지고 미루기만 할 것 같아 또 한 번 버킷리스트 깨기에 도전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병원 검색 

11월 운전면허 학원을 졸업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 들어왔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한 달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이 기간 안에 병원을 검색하고 수술을 받고 싶었지만, 일정이 촉박했습니다. 또한, 렌즈 삽입수술은 사후관리도 중요해서 수술 후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눈 상태를 검진해야 한다고 합니다. 왠지 한국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더 저렴하고 안전할 것 같아, 일본에서의 수술은 선택지에 없었지만 노선을 바꿔 일본에서의 렌즈 삽입수술 사례와 병원등을 검색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병원 검색 

일본에서도 렌즈 삽입수술은 유행(?)하고 있는 듯 했고, 이미 유튜버, 블로거 등의 인플루언서들의 후기들도 많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러다 렌즈 삽입수술, 흔히들 ICL이라고 하는 수술 전 과정을 상세히 공유한 일본 블로거의 수술 후기를 보고 시나가와 근시 클리닉이라는 병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ICL 요금은 기본적으로 비싸게 책정되는 병원 외에는 46만 엔 에서 56만 엔 사이인 듯했고, 난시 교정 렌즈 선택에 따라 추가 비용이 발생했기에,  일본 국내 라식 및 ICL 수술 실적이 가장 많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시나가와 근시 클리닉에서 수술을 받기로 잠정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23년 12월 30일 검사 

일본에 돌아온 뒤 병원 예약일을 정하기 위해, 연말연시 병원 휴진일을 메일로 문의한 결과, 병원은 연중무휴 운영하고 있으며, 인터넷으로는 예약이 불가하니, 병원으로 전화연락을 바란다는 아날로그 러버의 나라 일본다운 회신을 받았습니다. 

그러려니 하고 병원에 연락했고, 간단한 전화 문진 뒤 12월 30일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이 날은 ICL수술 가능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라고 했고, 소프트렌즈의 경우 검사 3일 전부터는 렌즈 착용을 중지해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검사 당일도 렌즈 착용 불가입니다.

그 말인즉 이 쭈글이 안경을 끼고 전차를 타고 병원까지 가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후.  

 

 

 

그렇게 23년을 하루 남긴 12월 30일. 비장한 각오로 쭈글이 안경을 착용 후 외출을 시도하게 됩니다. 비장한 각오와는 달리 그저 바닥만 쳐다보며 걷고, 전차를 타고, 예약했던 시나가와 근시클리닉으로 향했습니다. 이름은 시나가와 이지만 실제로는 유락초역에 있는 병원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히비야센을 타고 히비야 도착 후, 지하도의 유락초센 방향 10분 도보 후 D7출구로 나왔습니다. 나오면 바로 마루이 빌딩이 보이고, 이 마루이 빌딩 바로 옆에 있는 이토시아 빌딩 13층이 병원이었습니다.

 

마루이 빌딩이랑 한 몸처럼 붙어 있어서 마루이 건물인 줄 알고 지나쳤는데, 다시 돌아와 보니 정말 눈에 띄지 않게 만든 입구가 있었습니다. (하기 사진에 표시한 네모난 곳이 입구입니다.)

 

시나가와 근시 클리닉 이토시아 빌딩 입구

 

 

병원 도착 후 접수처에서 신분증 제시 후 초진차트를 작성하고 대기실로 향합니다. 일요일인 데다 연휴기간이라서 그런지 대기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나와 같은 연유로 안경을 쓴 해리포터들만 모인 곳이라, 병원 안에서 만큼은 창피함이 덜했습니다.

 

끝없는 기다림의 시작, 한참의 기다림 끝에 이름이 호명되고, 간호사를 따라 검사실로 향하면, 광활한 면적의 공간에 각각의 검사 기계들이 놓여있으며 순차적으로 이동, 이동하며 검사가 시작됩니다.

군입대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하는 모습이 연상되는 그런 느낌? 그리고 의외로 젊은 남자들이 많이 있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기도 했고, 사진을 찍을 상황도 아니어서 직접 병원 내부를 찍진 못해서, 공식홈에 있던 사진을 찾아봤습니다.공식홈에 있는 사진인지라, 사진빨을 감안하고 봐주세요. :)

 

 

검사 내용

우선, 굴절도 검사, 안구 반경 측정, 각막 형태 측정, 각막 내피세포 촬영, 안압 및 시력검사등을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시력검사 후 다시금 난시가 심하다는 확인사살을 받고, 난시교정이 되는 토릭 렌즈를 선택할 건지 물어보셨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난시 교정을 하지 않을시에는 최대 시력이 0.8이며, 난시교정 토릭 렌즈를 삽입하면 최대 시력이 1.5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한 쪽눈당 플러스 5만엔, 양쪽 눈 10만 엔 추가입니다. T-T 

 

가격은 이미 공식홈에서 확인하고 왔고, 고도 난시였기에 이 부분 역시 감안하고 있었는데, 고도 난시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가 아니라, 교정을 할 건지 되려 나에게 선택권을 줘서 잠시 혼란스러웠습니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가? 그렇다면, 난시교정 렌즈는 난시축에 맞춰 넣기 때문에 회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데, 그냥 교정 없이 갈까, 10만 엔 절약해? 잠시 고민했지만 그래도 이왕 수술하는데, 어중간한 0.8보다는 1.5가 낫겠지 싶어,  난시교정 토릭렌즈를 삽입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토릭렌즈의 경우 발주 후 도착까지 2-4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고 합니다. 후우. 시간적 여유가 있는 백수 시절에 수술을 마무리 하고 싶었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실망감이 밀려왔지만, 달리 선택권도 없고 기다리겠다고 승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검사 후 코디네이터(?)같은 분이 중간 검사 결과를 공유해 줍니다. ICL을 먼저 희망해 주셨지만, 역시나 라식이나 라섹은 불가한 눈이라고 또 한 번 확인사살 해주셨습니다. 눼눼ㅠㅠ  그리고 요금을 안내해 주시고 ( 공식홈에 안내되어 있던 요금이랑 동일했습니다. )

마지막엔 아베리노 유전자 검사를 위해 면봉으로 입 안을 문질러서 제출하고, 다시 대기실에서 호명될 때까지 대기합니다.

 

마지막엔 의사 선생님과 짧은 상담 후 검사는 끝이 납니다. 현재의 눈상태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절개 부분을 메스와 레이저로 할 때의 차이점을 안내해 주셨습니다. 레이저의 좋은 점을 더 부각해서 말씀하시는 것 같았지만, 레이저로 시술 시에는 비용이 또 올라갑니다.

눼눼.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메스로 절개하는 것 보다 레이저로 시술하는 게, 안전하고 덜 아프겠지요.  하지만 비용이 올라간다면, 거절하겠습니다...라고 속으로만 생각하고, 고민해 보겠다는 맘에 없는 말을 하고 상담실을 나왔습니다. 

 

 

모든 검사는 끝났고, 접수처에서 수술 선납금 명목으로 19만 엔을 결제하게 됩니다. 선납금 결제 후 맘이 바뀌어 캔슬하게 될 경우에는 캔슬 수수료가 3만 엔 발생한다고 하니, 수술에 대한 확신이 섰을 때 결제하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수술에 대한 가이드 북, 수술 동의서, 수술 3일 전부터 눈에 넣어야 하는 항생제 점안액을 받고 병원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참고로 접수처에서 19만엔 결제 후 영수증을 받게 되는데,  확정신고 시에 의료비 공제로 제출할 수 있는 영수증이라고 하니, 분실하지 않도록 잘 보관하라고 당부해주셨습니다. 

 

11시 30분 예약 > 검사 > 16시 30분경 병원 탈출. 

 

정말 길고 긴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병원에서 렌즈가 도착했다는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됩니다. 빨라도 2개월 걸린다고 했으니, 대략 3월경에나 수술이 가능하겠지 생각하고 맘을 비우고 있어야 합니다. 

 

수술 비용 정리

시력  비용(양쪽 눈) 해당사항
-5D 이상 53만 7천 엔 ⭕️
-5D 미만 46만 엔  
난시용 토릭 렌즈 +10만 엔 ⭕️
지인 소개 할인 -3만 엔 ⭕️
총 비용 60만 7천 엔

 

시력이 -5미만에, 고도 난시가 아니었다면 46만 엔으로 수술할 수 있었겠지만, 구제불능 눈이라 이것저것 추가되어 60만 엔에 달하는 비용이 불어났습니다. 원래라면 63만 7천엔 이었지만, 지인 소개 할인 티켓이 적용되어 그나마 3만 엔 할인되었습니다. 

혹시 지인 소개 할인 티켓 필요하신 분은 댓글남겨 주세요~!

 

 

 

 수술 후기는 다음 블로그에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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